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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애전(銀愛傳)(이덕무)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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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정리


갈래

  • 한문 소설, 단편 소설, 송사 소설

성격

  • 사실적, 교훈적, 경세적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조선 후기(정조 때), 전라도(강진, 장흥)

주제

  • 살인 사건에 얽힌 전말과 임금의 사면을 통한 풍속의 교화

특징

  • 실제 살인 사건의 법적 처리 과정을 기록
  • 당대 지배층의 통치 윤리를 엿볼 수 있음
  • 당대 백성들의 생활상이 드러나 있음

의의

  • 실제 사건의 기록을 바탕으로 당대의 사회상을 담아냄

출전

  • "아정유고(雅亭遺稿)"


함께 읽으면 좋은 작품


▶ 박지원, '열녀함양박씨전(烈女咸陽朴氏傳)'


박지원이 안의(安義) 현감으로 있을 때 함양 박씨의 죽음을 소재로 하여 쓴 작품으로, 수절을 강요하는 당시의 풍속을 언급하면서 절의를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워 목숨을 버리는 일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다. '절의'라는 소재를 두고 '은애전'과 작가의 관점이 다르게 드러난다.


▶ 작자 미상, '까치전'


동물을 의인화하여 살인 사건의 재판 과정을 다룬 송사 소설로, 뇌물과 청탁으로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당대의 사회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송사'과정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은애전'과 유사하다.


이해와 감상


  • '은애전'은 전라도 강진 지방의 '김은애'라는 여인의 살인 사건을 다룬 송사 소설로, 실제 살인 사건의 전말과 그 법적 처리 결과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에 드러난 살인 사건의 핵심은 여성으로서의 정조를 지키려는 김은애의 정조 관념으로, 김은애가 자신의 정절에 대해 모함을 일삼는 안 노파를 살인하는 계기가 된다.


  • 이러한 정조 관념은 김은애 살인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김은애가 자신을 변론하는 핵심이 되고, 이를 심리하는 현감을 비롯한 지배 계층의 동정을 사서 살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사건 처리를 지연하게 만든다. 결국 김은애의 정조 관념을 높이 산 임금의 명으로 풀려나게 되기까지 한다.


  • 임금인 정조가 이처럼 김은애를 사면한 이유는 작품 말미에도 드러나듯이, 비록 살인죄를 지었지만 정조를 지키고자 하는 동기가 훌륭하다고 인정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이 일을 본받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법보다 예교(禮敎)를 앞세워 백성을 통치하고자 했던 당대 지배 계층의 유교적 통치 이념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김은애' 사건에 대한 정조의 판단


정조는 김은애의 살인이 억울한 누명을 벗어 무죄를 증명하기 위한 일이 었다고 보고 오히려 김은애의 행위를 다음과 같이 칭송하였다. "식칼을 들고 원수의 집으로 달려가 통쾌하게 말하고 통쾌하게 꾸짖은 다음 끝내 대낮에 추잡한 일개 여자를 찔러 죽임으로써 마을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에게는 하자가 없고 원수는 갚아야 한다는 것을 환히 알게 하였으며, 평범한 부녀자가 살인죄를 범하고 도리어 이리저리 변명하여 요행으로 한 가닥 목숨을 부지하길 애걸하는 부류를 본받지 않았다. 이는 실로 피 끓는 남자라도 결단하기 어려운 일이고, 또 편협한 성질을 가진 연약한 여자가 그 억울함을 숨기고 스스로 구렁텅이에서 목매어 죽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 정조실록"


◇ 전체 줄거리


  • 전라도 강진에 김은애라는 여인이 살고 있었다. 이웃의 안 노파는 가난하여 은애네 집에서 자주 물건을 빌렸는데 은애의 어머니가 이를 거절하자 앙심을 품는다. 안 노파는 최정련과 짜고 김은애의 정절을 훼손하는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이런 소문으로 은애가 고통스러운 삶을 살던 중에 김양준이 그녀의 결백을 믿고 아내로 삼는다. 은애가 시집을 갔음에도 불구하고 안 노파와 최정련의 무고는 날로 더해 갔고, 2년에 걸쳐 거짓 소문에 시달리던 김은애는 안 노파와 최정련을 죽여 자신의 결백을 지키려 결심한다.


  • 김은애는 부엌칼을 들고 안 노파의 집을 찾아가 그녀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고, 최정련 또한 죽이고자 하였지만 어머니의 만류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이 살인 사건을 심리하던 현감은 살인 사건의 자초지종을 기록하여 관찰사에게 알리고, 관찰사는 은애의 말이 한결같았으므로 사건을 종결한다. 후에 이 사건이 조정에 알려지고, 임금은 김은애의 행위를 칭송하고 특별히 석방하도록 명한다.


  • <참고: 뒷부분에는 신여척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동생을 때려 죽을 지경으로 만든 김순창의 행위를 듣고 분을 이기지 못해 김순창을 때려 숨지게 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 인물 소개


  • 김은애 _ 성품이 강하고 결단력이 있는 양갓집 여인이다. 자신을 모함한 이웃 노파를 살해한 죄를 지었지만 임금이 그 행동을 칭송하여 석방한다.


  • 안 노파 _ 퇴물 기생으로 성품이 못되고 말을 함부로 한다. 김은애에 대한 거짓 소문을 퍼뜨리는 장본인으로 결국 김은애에게 살해된다.


  • 최정련 _ 안 노파의 시누이의 손자로, 안 노파의 꾐에 빠져 김은애를 모함하는 데 동참하는 인물이다


작품 연구실


◇ '은애전'을 소설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다른 시각


'은애전'을 소설로

볼 수 없는 이유

  •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기록한 것이다.
  • 서로 별개인 두 사건을 나란히 담고 있어 소설의 일반적인 구성에서 벗어난다.

'은애전'을 소설로

보는 이유

  • 사건의 내용이 충분히 소설의 소재가 될 만하다.
  • 사건이 일어난 후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허구적인 내용이 첨가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 법을 중시할 것인가, 예교를 중시할 것인가?


  • 김은애가 살인을 저지른 것은 중대한 범죄임에 틀림없지만 그 행위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점은 지배 계층을 고민하게 만드는 핵심 문제였다. 법을 우선하면 유교 이념이 무너지고, 유교 이념을 앞세우면 법의 위엄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예기(禮記)"에 "예는 아래로 서민에게 미치지 않고 형벌은 위로 대부에게 미치지않는다(禮不下庶人刑不上大夫)."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백성들에게 유교 이념을 권장하고 이를 중요한 사회 질서의 잣대로 평가하던 상황에서 신분에 따른 처벌보다는 사건의 내용에 따른 처벌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정조 역시 김은애의 사건을 법보다는 예교에 따라 처리하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섭정과 섭영'의 고사


  • 전국 시대 한나라의 섭정은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엄중자(嚴仲子)를 위해 한나라 재상 협루(俠累)를 죽인 후, 자신의 얼굴이 알려지지 않도록 칼로 자신의 두 눈을 파내고 얼굴 가죽을 벗겨 낸 뒤 배를 갈라 창자를 긁어 내고 죽었다는 자객이다. 한나라에서는 섭정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시체를 내걸고 현상금을 걸었다.


  • 범인이 자신의 동생임을 직감한 섭영은 그곳에 찾아가서 사람들에게 섭정이 훌륭한 일을 하고 형인 자신이 연루되지 않도록 얼굴 가죽을 벗겨 내고 자결하였음을 알리고, 자신 역시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동생의 이름을 감출 수 없다며 자결하였다. 정조가 은애의 행적을 듣고 섭영과 같은 반열에 올려 높이 평가한 것은 은애의 행위가 백성의 본보기가 될 만큼 훌륭하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 '예교(禮敎)'의 의미


  • 공자는 예(禮)를 인(仁)과 관련하여 가치 판단과 행위 규범의 기준으로 언급하였고, 또한 덕(德)과 더불어 예를 정치의 근본 원리로 부각하였다. 타율적이며 강압적인 법령과 형벌에 의해서는 백성을 올바르게 다스릴 수 없으며, 예와 덕을 통해서만 백성이 스스로의 잘못을 깨닫고 선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 조선 시대에 와서 예교는 국가 운영, 특히 풍속 교화와 관련하여 자주 언급되었다. 살인, 강도, 음행과 같은 범죄들은 형벌로만 제재한다고 근절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범죄가 근본적으로 재발되지 않도록 예를 통해 풍속을 아름답게 해야 사회가 안정되고 민심이 올바르게 된다고 생각하였으며, 이를 올바른 정치라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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