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연구했던 게임이, 틱택토에 이르러 선수필승으로 귀결된다면.
이번에는──누가 선수를 차지하느냐 하는 게임이 시작될 뿐이라고.
단순명쾌한 논리 하나로 무녀의 약아빠진 절망을 일축하더니.
끝없는 끝을 구가하는 자. 한자리에 모인 자들에게도 일제히 열기가 전파되는 것을 보고.
무녀 또한 우스워져서, 문득 생각했다.
소라와 시로의 눈에 비치고 있을── '단순한 세계'가 보이지 않았던 어린 시절.
이 두 사람이 말하듯, 정말로 세계 따위 그 정도로 단순한 것이고.
──그저 자신들이 복잡하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한다면──?
"────아나, 부탁한데이."
쓴 웃음과 함꼐 툭 떨어진 그 말에, 신에게 도전하는 어리석은 자들은 저마다 웃음을 지었다.
원하시는 대로, 기대하시는 대로 단순하고도 간단한.
누가 제일가는 멍청이인지를 결정하는, 그런 알기 쉬운──
"자아──── 게임을 시작하자──!!"
무녀가 워비스트의 피스를 위로 던지고, 그와 동시에── 소라는 즐겁게 외쳤다.
머리 위로 높이, 높이── 아득한 천공에서 소용돌이치는 올드데우스에게 닿으라고 쏘아올린 피스에.
일동 또한, 좁은 정원을 찢어버릴 듯이 팔을 들어──
─── 【맹약에 맹세코(아셴테)】────!!
울려 퍼진 것은 『십조맹약』아래 반드시 준수되는 게임을 시작하는 맹세의 외침.
세계는 바뀌었다고, 그렇게 떠벌리던 유일신(거짓말쟁이)이 정한 규칙에 따른 선언을 신호로.
그 자리에 꿈틀거리며 가득 찼던 신력이 터져나왔다.
해일처럼 밀려들어 미친 듯이 날뛰는 힘에 희롱당하는 의식 속에서, 무녀는── 생각했다.
──세계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했던 어린 시절의 소녀가, 그렇다면 이 손으로 바꿔보겠노라고 바랐던 꿈.
어른이 되어 어느샌가 깨어버린 꿈에, 다시 한 번 빠져들며 무녀는 생각했다.
──이 게임에, 올드데우스에게, 그녀에게, 이기고, 증명한다면.
멀고 먼 옛날, 대전 종결의 날, 맹약을 내세웠던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고.
바꿀 수 있는, 바뀔 수 있는 세계로── 분명히 바뀌었다노라고──!!
──그러니.
'……지금은 아직, 사과하지 않을 거래이…………자칭 유일신…….'
──댁이 그냥 거짓말쟁이인지, 단순히 내가 머리가 나빳는지.
그 해답이 나왔을 때, 아주 조금── 사과해주겠다고.
한껏 거짓말쟁이라 불렀던 것을…… 그래, 『미안타』라고 살짝 혀라도 내밀어주면서──
그런 기대와 비아냥거림을 남긴 채, 무녀의 의식은 빛 저 너머로 흘러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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