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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덕선생전(穢德先生傳)(박지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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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정리


갈래

  • 한문 소설, 단편 소설, 풍자 소설

성격

  • 풍자적, 비판적, 교훈적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조선 후기, 한양

주제

  • 바람직한 벗의 사귐과 무실역행(務實力行)하는 참된 인간상

특징

  • 대화를 중심으로 사건을 전개함
  • 특정 인물에 대한 상반된 평가로 갈등이 발생함

의의

  • 소외된 하층민의 삶을 조명하여 바람직한 인간상을 제시함
  • 계급 타파 의식과 평등사상을 나타냄

출전

  • "연암집"중 '방경각외전'

작가

  • 박지원


함께 읽으면 좋은 작품


▶ 박지원, '마장전'


권세와 이익을 추구하는 선비를 풍자한 한문 소설이다. 송욱, 작덕홍, 조탑타라는 참된 우정을 나누는 세 사람과 달리 양반들의 사귐은 마치 말 거간꾼이 흥정을 붙이는 것처럼 상대를 속이고 진심을 은폐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교우의 도'를 강조한 '예덕선생전'의 내용을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 성석제,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유복자로 태어나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바보 취급을 당하지만, 성실하게 살면서 자신의 분수에 만족하고 이웃을 돌볼 줄 아는 순진무구한 인물인 황만근을 통해서 이기주의로 가득 찬 사회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내용상 '예덕선생전'과 통하는 면이 있다.


이해와 감상


  • '예덕선생전'은 자기의 분수를 알고 그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찾는 엄 행수(예덕 선생)를 통해, 진실된 사귐의 의미와 참다운 인간상을 제시한 작품이다.


  • 이 작품은 연암의 다른 소설들과 달리 선귤자와 자목의 대화를 중심으로한 문답 형식을 통해 주제 의식을 구현하고 있다. 제자 자목은 스승 선귤자가 비천한 신분인 엄 행수와 사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이를 비판하는 물음을 던지고, 선귤자는 이러한 자목에게 이해나 아첨에 의해서 맺어지는 인간관계가 아닌 올바른 교우(交友)의 도를 가르치는 한편, 엄 행수가 비록 신분과 직업이 미천하지만 분수를 알아 안분지족(安分知足)하고 근검절약하는 아름다운 덕을 갖추고 있어서 존경하는 마음으로'예덕 선생'이라 부르고 그와 벗한다고 대답한다.


  • 이러한 문답 형식은 작가의 의식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하는데, '자목'의 물음을 통해서는 당시 양반들의 허위의식과 위선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선귤자의 대답을 통해서는 사회적으로 성장하고 있던 서민 의식과 바람직한 인간상을 드러내고 있다.


◇ '예덕선생전'에 드러난 풍자 의식과 작가의 의도


  • '예덕선생전'에서는 작가 의식을 대변하는 선귤자의 대답을 통해, 미천한 신분인 엄 행수를 '예덕 선생'으로 칭송하면서 그의 무실역행(務實力行)하는 삶을 예찬하고 있다. 이러한 엄 행수에 대한 예찬의 이면에는 당대의 양반 계층을 풍자, 비판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내재되어 있다.


엄 행수의 생활


양반 계층의 삶

  • 스스로 노동을 하면서 생활함
  • 미천한 자신의 처지를 앎(분수에 맞는 삶)
  •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만족함
  • 화려함이나 쾌락적인 삶을 추구하지 않음


  • 노동보다는 명분에 집착함
  •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노력함(분수에 맞지 않는 삶)
  • 권력으로 남의 것을 탐하려 함
  • 화려함이나 쾌락적인 삶을 추구함

작가의 의도

허례허식에 얽매이고 위선적인 삶을 살아가던 당대의 양반 계층을 비판함









◇ 전체 줄거리


  • 선귤자가 인분을 나르는 일을 하는 엄 행수를 '예덕 선생'이라 존칭하며 벗으로 사귀자, 그의 제자 자목은 선귤자가 그를 따르는 사대부와 교우하지 않고 미천한 신분의 엄 행수와 사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비판한다. 이에 대해 선귤자는 이해관계를 따지거나 아첨으로 사람을 사귀는 것을 멀리하고 마음과 덕을 바탕으로 도의의 사귐을 실천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 이어서 엄 행수가 하는 일이 비천할지라도 분수를 지키면서 욕심 내지 않고 근면 성실하게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사는 자세야말로 군자와 같아 그 마음과 행동을 존경할 만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까닭에 그를 감히 스승으로 여겨'예덕 선생'이라고 부르며 사귀는 것임을 밝힌다.


◇ 인물 소개


  • 엄 행수 _ 마을의 인분을 치우며 살아가는 천민으로, 자기 분수를 지켜 삶의 만족을 누리며 살아가기 때문에'예덕 선생'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 선귤자 _ 학자로서 참다운 교우의 의미를 일깨우며 당대의 이해 타산적인 사귐을 비판하는 인물이다. 제자 자목에게 스스로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도록 유도하는 작가의 대변자이다.


  • 자목 _ 선귤자의 제자로, 봉건적 가치관에 사로잡혀 새로운 사회의 흐름을 인식하지 못하는 당대 지배층을 상징하는 비판의 대상이다.


작품 연구실


◇ '예덕선생전'에 나타난 우도(友道)


  • 선귤자와 자목의 대화에서 작가가 생각하는 진정한 벗의 사귐을 확인할 수 있다. 자목은 스승이 인분을 나르는 일을 하는 천한 이와 사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나, 스승인 선귤자는 가장 비천한 일을 하는 예덕 선생과 친밀하게 지내며 우도(友道, 친구를 사귀는 도리)를 지킨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진정한 우도(友道)가 무엇인가를 자목에게 깨우쳐 주고 있다.


  • 군자는 군자끼리 어울려 벗을 사귀되 변치 않는 진실된 사귐이 가능하지만, 소인은 소인끼리 어울려 벗을 사귀되 이해관계에 따라 신의를 저버리므로 참된 사귐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 작품은 작중 인물인 선귤자의 말과 예덕 선생의 삶의 모습을 통해 자목의 왜곡된 의식을 비판하면서, 지위와 빈부의 차를 넘어선 진정한 우도(友道)의 의미를 형상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예덕선생전'에 제시된 새로운 인간형


  • '예덕선생전'에 나오는 '엄 행수'는 분뇨를 수거하는 더러운 일을 하는 하층민의 전형을 보여 주는 인물이다. 그런데 선귤자는 그를 '예덕 선생'으로 칭하며 존경하는 태도를 보인다. 엄 행수가 자기 분수를 지키면서 욕심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 이러한 엄 행수의 삶의 모습은 소외된 천민 계층의 인물에게서 청렴한 인격을 발견하여 드러낸 것으로, 사대부의 청렴만을 논하던 전근대적인 관념에서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작가는 허위의식이 없고 생산적인 삶을 사는 엄 행수를 진정한 삶을 사는 이상적인 인간형으로 제시한 것이다.


◇ '선귤자'와 '엄 행수'의 교우에 드러난 작가 의식


  • 뭇 양반들이 교우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최고의 학자인 선귤자가 최하층 신분인 엄 행수와 교우한다는 이 작품의 설정에는, 당시 봉건 사회의 엄격한 신분 체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드러나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선귤자는 신분의 귀천에 상관없이 참되고 건강한 삶을 사는 엄 행수의 인간성을 긍정적으로 파악하여 그와 교우 관계를 맺는데, 이러한 내용은 평등한 사회를 꿈꾸는 작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한편 이를 서민 의식의 발달에 따른 근대적인 가치관과 관련지어 보면, 도의지교(道義之交)가 무너져 가는 세태를 통해 당시 양반층을 비판하면서 서민 사회에서 좀 더 인간다운 삶의 가치가 영위되고 있음을 역설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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