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oretical Start 09
──시점을 내려보니 미야시로의 정원으로 의식이 돌아왔다.그곳에는 과거의 소녀조차 몽상하지 못했던 광경이 있었다.이마니티, 플뤼겔, 담피르, 워비스트──.고대에는 무력으로 서로를 죽여댔으며, 지금도 다른 수단(게임)으로 뺏고 빼앗기며 서로를 증오하는 자들.힘도 수명도, 존재 방식 조차도 다른 종족의 대포들이 한자리에 모여 웃고 있다.하물며 전원이, 의도는 다를지언정, 목적은 하나──'올드데우스에 도전한다'는, 제정신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어리석은 행위 아래 화기애애하게……. "──아나, 정말, 괜찮나?"분노했기 때문인지, 혹은 창조의 위업에 집중했기 때문인지, 한순간 신의 지배가 느슨해진 몸의 무녀의 의식에 따라 그 물음을 입에 담고 있었다."──내 과오, 그때 저질러삔 잘못── 고치줄라나?"그렇게 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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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oretical Start 08
──이상, 일곱긴장감과는 무관한, 기대할 만한 요소 따위 전무한.저마다 커다란 짐을 짊어진, 나이도 종족도 성별도 제각각인이 자들이.'신'에게 도전한다는 무모한 계획에 나서려 하는, 사랑스러운 바보들이었다.유일신이 정한 질서(규칙)위에 성립된 절대적 정의, 『정석』을──뒤집기 위해.──단순한 게임피스(Prayer)가 아니라, 대등한 상대(Player)로서.그 사실에 사랑스러움마저 느끼고, 무녀는 의식 속에서 쓴 웃음을 지었다.그러나 동시에 생각했다── 지금의 그녀로서는 이해할수 없는 존재들이리라고.『──하면 맹세하라. 그대들의 언어로서, 이 시시한 유희에 서 그대들의 죽음을 인(認)하라.』담담히, 자신들의 파멸에 이르는 맹세를 스스로 선언하라고 종용하는 올드데우스, 그러나── "아, 그 전에 한 가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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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oretical Start 07
"자~아──그럼, 슬슬 게임을 시작해볼까, 방해만 되는 하느님?"한때 이름도 없는 금색여우가 쓰러졌던, 이름도 없는 언덕, 이름도 없는 신사.지금은 동부연합, 수도 칸나기리── 『미야시로』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그 땅에서.그 자리에 모인 모든 자들의 눈 앞에서.신이라 불렸던『속임수』는──순수하고 방대한 '힘'을 휘감아 올리고 있었다…………. 『그대들의 허언, 똑똑히 들었노라. 하면 증명토록 하여라──허나.』─그렇게, 무녀의 입술을 움직여 말을 자아낸 것은 무녀가 아니었다.그것은 무녀를, 아니, 수도 칸나가리를──바다마저도 넘어서.동부연합은 고사하고, 에르키아마저도 에워싸려 하는 힘의 폭풍, 그 원천이었다.어린 날의 무녀가 자신의 몸에 깃들였던 속임수──『신수(神髓)』이제는 꼭두각시가 된 무녀의 몸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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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oretical Start 05
꼬리와 귀의 형태, 뿔의 유무, 털 색깔의 차이로 무리를 이루며 서로 조롱한다.다른 종족에게 워비스트가 착취를 당하거나 말거나, 다른 부족이라면 『쌤통』이라고 기뻐한다.그런 『정석』으로 워비스트가 『내란(게임)』을 계속한지 이미 6,000년 이상.──이런 건 잘못됐다고. 워비스트끼리 으르렁거리지 말고 서로 돕자고.어린──그렇기에 현명했던 소녀가, 그렇게 감성이 시키는 대로 상식(정석)에 이의를 제기하면.'약자(게임 피스)주제에 끼어들지 마라' ─── 그렇게 시시한 악의에 짓밟혔다.그렇게 이름도 없는 언덕 위에서, 생사여탈권마저 빼앗겨 피에 물든 채 쓰러졌던 소녀는.희미해지는 의식으로, 거대한 게임 피스를 노려보며─── 마침내 이해했다. ──『십조맹약』에 이르기를, 허가 없이 빼앗지 마라, 침략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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